국제
이란의 아이들은 왜 죽었나…혁명수비대의 아기 방패 전술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초등학생들이 숨졌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 군사기지가 해당 학교와 담 하나 차이로 붙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혁명 수비대 군사기지와 초등학교의 위성사진.
2월 28일 오전, 이란 남부 미나브의 여자 초등학교 '샤자레 타예베'에 폭탄이 떨어졌다. 등교일인 토요일, 수업 중이던 여학생 170여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숨졌다. 책가방과 피에 젖은 공책이 나뒹구는 현장에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통곡이 이어졌다. 이란 당국은 사망자가 최소 175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위성사진에 드러난 IRGC 군사기지 배치
폭격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2026년 3월 4일 촬영한 미나브 위성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진에는 샤자레 타예베 초등학교와 IRGC 복합 군사시설이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학교는 군사시설 구역에 반쯤 둘러싸인 형태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민간 시설과 군사시설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해당 학교는 과거 군기지의 일부였던 것으로 추정되며, 2016년 이후 두 시설이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 위반 의혹…"아기 방패로 썼나"
국제인도법은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군사작전의 방패막이로 활용하는 인간 방패 전술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군사기지와 초등학교를 사실상 한 구역에 배치한 IRGC의 행위가 이 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 베스 반 샤크는 "미국의 정보 능력을 고려하면 해군기지를 공격하기 전에 옆에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시에 IRGC가 왜 초등학교 바로 옆에 군사기지를 배치했는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란의 언론 플레이…국제 여론 달궜다
이란 정부는 공습 직후 폭격 현장 사진과 영상을 즉각 공개하며 대대적인 국제 여론전에 나섰다.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파괴된 학교 건물 사진을 올리며 "미국의 최후"를 언급했다. 유네스코와 국제 인권단체들의 규탄 성명이 잇따랐고,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도 공개 비판에 나섰다. 초기 57명이었던 사망자 발표는 148명, 165명, 175명으로 계속 늘었다. 이란 정부 발표 외에 이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