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2026년, 미중 관계 역사적 전환점 될 수 있다

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미국과의 관계를 '역사적 해'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란 공습 확대 위협에도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 준비는 진행 중이다.

왕이 "2026년, 미중 관계 역사적 전환점 될 수 있다

제14차 공산당 전국인민대표회의 (자료출처: 중국공산당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습 확대를 경고한 지 몇 시간 만에, 중국 최고위 외교관이 세계 언론 앞에 서서 올해가 미중 관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대 행사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서로를 성의와 신뢰로 대한다면 2026년을 미중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해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주도의 이란 공격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이 워싱턴과의 관계를 지키려 한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로 읽힌다. 왕이 부장은 5년 전 이란과 격상된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직접 서명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왕 부장은 이란 사태에 대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라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갈등이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시진핑 주석의 트럼프 대통령 초청 정상회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호라이즌인사이츠센터의 주쥔웨이 사무국장은 "중미 관계를 안정시키고 개선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란과 중동 상황이 중미 관계를 불안정하게 하거나 정상회담을 취소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앞두고 물밑 협상 분주

정상회담 준비는 이미 물밑에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가 다음 주말 파리에서 만나 정상회담 합의 도출을 위한 사전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대형 상업 계약을 포함한 잠재적 합의를 준비 중이라는 신호도 이미 감지되고 있다.


왕 부장의 이란에 대한 절제된 발언은 베이징의 전략적 계산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내수 성장 둔화와 수출에 대한 국제적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경제국과의 관계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의 3분의 1 가까이를 무역이 차지했던 만큼, 성공적인 정상회담은 관세 유예 연장과 교역 환경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라시아그룹 선임 애널리스트이자 전직 미국 외교관인 제러미 찬은 "베이징은 테헤란이나 카라카스를 보호하는 것보다 워싱턴과의 데탕트를 유지하는 데 더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가자, 이란에서의 최근 분쟁들은 중국의 비전이 갖는 한계를 보여준다"며 "베이징이 파트너 국가들에 실질적인 안보 보장을 제공하려면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보다 더 강력한 수단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 문제는 여전히 최대 뇌관

베이징의 유연성은 자국 이익이 걸린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왕 부장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거듭 밝히며 "대만 독립 추구는 실패할 운명"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역사적 과정"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극도로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중 하나인 111억5000만 달러 상당의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한 바 있다.


왕 부장은 일본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중국이 대만을 무력 점령하려 할 경우 일본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시사해 베이징의 반발을 산 것에 대한 연장선이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의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란 상황이 더 악화되거나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행동에 나설 경우 정상회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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