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백악관, 이란 공습 홍보에 할리우드 영상 짜깁기…"전쟁이 장난이냐" 비판
백악관이 이란 공습 홍보 영상에 아이언맨·슈퍼맨 등 할리우드 영화 장면을 무단 편집해 공개했다.
등장 배우들이 트럼프와 무관하거나 공개 비판자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이란 공습을 홍보하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 장면을 짜깁기한 영상을 공개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백악관은 7일 소셜미디어 X 공식 계정에 "미국식 정의"라는 문구와 함께 42초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습한 '에픽 퓨리' 작전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다.
영상에는 '아이언맨', '글래디에이터', '브레이브 하트', '탑건', '존 윅', '슈퍼맨', '트랜스포머', '데드풀'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 장면이 짧게 이어 붙여졌다. 실제 미군의 이란 폭격 장면, 미국 전투기 출격 영상,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 장면 등도 중간중간 삽입됐다.
◇톰 크루즈가 이란 요격한 것처럼 연출
편집 방식도 논란이다. '탑건'에서 톰 크루즈가 조종간을 조작하는 장면과 미군이 실제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해, 마치 톰 크루즈가 이란 요격을 직접 수행한 것처럼 연출했다.
대사 편집도 엉성하다는 조롱을 받고 있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와 '베터 콜 사울'에서 부패한 변호사 역을 맡은 배우 밥 오덴커크가 "내가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 상상도 못 할 거야!"라고 외치는 장면,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가 "드디어 내가 돌아온 것 같군"이라고 말하는 장면, '브레이킹 배드'의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내가 바로 위험 그 자체"라고 소리치는 장면 등이 홍보 대사처럼 활용됐다. 영상 말미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까지 등장한다.
◇등장 배우들, 트럼프와 무관하거나 공개 비판자
영상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트럼프 대통령, 혹은 미국과 전혀 관계없다는 점도 비판의 핵심이다.
영상 첫머리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2024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를 적극 지지했다.
이어 등장하는 러셀 크로와 멜 깁슨은 각각 뉴질랜드와 호주 출신으로 미국 국적이 아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자에 대해 강경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영상은 상대에 대한 조롱과 모욕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대립적인 소셜미디어 전략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